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6일) 국무회의에서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첫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 관련 언급은 길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합리적 의견은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사실상 의대 증원 방침을 재확인한 걸로 보입니다.

다만 “국회와 긴밀하게 더욱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해, 야권에서 제안한 ‘보건의료 공론화 특위’ 구성에도 여지를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총선 이후 의료계를 향한 대통령의 첫 발언에 대해 의료계는 대체로 실망하는 분위기입니다.


■ 의사협회 비대위 “증원 문제 언급 없어 유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윤 대통령 발언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는 반응입니다.

김성근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KBS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의대 증원 문제로 부딪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가 거의 없었다고 보인다”며, “(발언이) 없는 것 자체에 대해선 유감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의사협회 비대위는 증원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의료계의 통일된 안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에 대한 입장 없이 의료계를 향해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에서 던진 ‘원점 재검토’에 대해 “언급 자체가 없으니까 해석도 불가능한 상황이 돼 버렸다”고 했습니다.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정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의대 교수들 역시 대통령 발언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살짝 기대는 했었다”면서 “다른 이야기가 나오겠냐는 반응들이었는데 결국 (증원을) 추진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 환자단체 “추상적 내용에 실망…해결책 안 보여”

구체적인 해결책을 기대했던 환자단체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총선 후에 발표라서 실효적인 해결이나 이런 게 나올 걸로 기대했는데 추상적인 내용이라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특위 이야기가 나오는데 뭐든지 상관없다”면서 “초유의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 해결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에 대해서는 “중증이나 희귀 질환자 입장에서는 합의에 대한 기대는 포기했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각자도생’ 투병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습니다.

김성주 중증질환연합회 회장은 “살짝 기대는 했었는데 어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의료개혁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한 거랑 다를 게 없으니까 대통령이 오늘 더 언급 안 한 거 아닐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정부고 의료계고 지금 해결책이 하나도 안 보이고 60일 전이랑 비교해서 나아진 게 없다”면서 “이 사태가 끝나고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 2020년처럼 유야무야 넘어가면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