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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 “대한민국 의료에 미래는 없습니다.”

대통령을 만나고 온 전공의 대표는 SNS에 짧은 소회를 남겼다. 그 소회가 내 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는 한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습니다’라는 의미로 읽혔다. 대통령실은 둘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 세세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다. 그런 걸 ‘안 봐도 비디오’라고 한다.

일요일 밤 늦은 시간에 어용 방송을 지향하는 듯한 KBS 9시 뉴스를 통해 대통령의 담화를 예고하길래 갈수록 꼬이는 의료 사태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나 했었다. 선거용으로 던진 카드이니 대통령이 해결하는 게 순리다. 그걸 결자해지라 한다.

그런데 아니었다. ‘59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51분 담화는 누구도 내 고집을 꺾을 수 없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었다. 대학생 때까지도 교수 아버지로부터 고무호스로 맞았다는 독불장군 윤석열 대통령에게 중요한 건, 환자도 의사도 국민의 건강권도 아니다. 대통령 아닌 개인 윤석열의 자존심, 그게 제일 중요하다.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사람은 지구에 딱 2명이 있다. 한 사람은 미국 대통령 바이든(날리면으로 개명했던가?)이고, 또 한 사람은 일본의 기시다 총리다. 그런데 어쩌랴, 그 두 사람은 한국의 의료에 관심이 없다. 제 코가 석 자이기도 하고.

사전 투표 첫날에 서울 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사전 투표를 했다. 왜 하필 부산일까? 언제부턴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는 왜 저러지? 하는 의문이 따른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이 나라의 대통령은 불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부산에서의 사전 투표, 그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던 세상 물정 모르는 염장질 ‘대파 발언’보다 훨씬 심한 국민 우롱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대통령을 포함한 3부 요인들과 정당 대표들은 홀아비나 과부가 아니면 부부가 같이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왜 부산까지 가서 혼자 투표를 했을까?

뻔하다. 왜 그랬는지 초딩들도 안다. 오래전에 예정된 국빈 방문이었는데 부부 동반으로 가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러워 방문을 나흘 앞두고 전격 취소한 것처럼 부부 동반으로 투표소에 갈 수 없으니 지방 방문의 핑계거리를 만들어 나홀로 투표를 한 거 아닌가. 부산 신항 7부두 개장식에 참석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건 핑계다. 안 그래도 지방을 누비며 백지수표를 남발한 ‘민생토론회’는 사실상 선거운동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데,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다면 사전 투표일을 피해 개장일을 잡았을 것이다.

의문은 또 있다. 왜 하필 부산일까?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부산 민심이 심상찮으니 부산을 선택한 거 아닌가.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부산 시민들이 호구인가.

기억한다.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을 자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코피가 터질 정도로 촌음을 쪼개가며 각국 정상들을 만나 외교전을 펼쳤다고 했었다. 조선일보를 위시한 ‘친윤’ 언론은 그렇다고 연일 대통령 찬가를 불렀고, 부산 시민들만이 아니라 전 국민은 정부가 예고하는 ‘막판 반전 드라마’에 들떠 있었다. 그랬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작 29표, 시험 공부를 하지 않고 시험을 봐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성적이었다. 부산 민심을 급전직하했고 대통령은 재벌 총수들을 동원하여 부산의 깡통시장에서 먹방쇼를 벌였다. 부산에서의 사전 투표는 부산 시민들을 홀리려는 제2의 먹방쇼다.

지긋지긋하다. 영국에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가서는 조문을 하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게 하더니 네덜란드에는 과도한 의전 요구로 외교 마찰을 일으켰고, 독일에는 일방적인 국빈 방문 취소로 외교사에 전무후무한 결례를 했고, 호주에는 피의자 신분인 전임 장관을 대사로 보내 외교 문제를 자초했다. 그것이 대한민국 제1호 영업사원의 성적표다.

이젠 그걸로 성이 차지 않아 대통령이 여당의 제1호 선거운동원이 되기로 작정한 거다. 성적 불량으로 퇴학 처분에 처하자 커닝을 하든 감독관을 매수하든 백지수표를 남발하는 선거운동으로 모자라 사전 투표로까지 선거운동을 하는 거다. 그게 아니라면 대통령의 좌충우돌 행태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다고 민심이 돌아오고 선거판이 뒤집힐까. 오죽하면 여당 후보의 입에서 국민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말이 나올까. 오죽하면 차라리 탈당하라는 말이 나올까. 오죽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은 너무 길다는 말에 국민이 열렬히 호응할까. 오죽하면 대통령을 만나고 온 전공의 대표가 이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했을까.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대통령의 주변에는 이런 민심을 전해주는 참모가 단 한 명도 없는 걸까.

하긴 대통령에게 할 말, 못할 말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여당의 대표가 ‘고양이 앞의 쥐’ 같은 신세인데 누가 감히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을까.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깐족대고 비아냥거리는 말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거짓말하는 법을 여태 배우지 못했다. 이제 배워보려고 한다’고 했단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통령은 격노가 일상이 되어 분노조절장애가 의심되고, 깐족대고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무슨 대단한 재주로 착각하고 사는 여당 대표는 과대망상에 리플리 증후군이 의심되는데, 순번을 정해 놓기라도 했는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번갈아 가며 성난 민심에 기름 붓고 부채질을 한다. 이래도 참을 거냐고 약을 올려가며.

그런데도 친윤으로 기울어진 언론은 여당에 불리한 건 외국회사의 ‘조그만 파우치’처럼 축소 은폐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야당 후보들에겐 현미경 들이대고 작은 허물이라도 찾아내어 물고 뜯는 선동의 대중심리전에 여념이 없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서울 사는 윤석열 대통령은 보란 듯이 부산에 가서 사전 투표를 하고, 여당의 대표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투표를 해야 더 후진 놈의 지배하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하던데, 나도 꼭 투표를 해야겠다. 지금도 후졌는데 만에 하나 그들이 선거에 이긴다면 후진 놈에게 상을 주는 것이고 나라는 본격적으로 망국의 늪으로 빠져들 것 같아서.